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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발가락 관절은 약 50%의 통풍 환자들이 최초로 통증을 경험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엄지 발가락이 아프다고 해서 모두 다 통풍인 것은 아닙니다. 외상에 의한 삠, 감염, 골절, 퇴행성 관절염, 튀어나온 엄지 발가락, 류마티스 관절염, 유사통풍, 허리 디스크에 의한 발가락 신경 증상, 반응성 관절염, 침윤성 질환, 양성 및 악성 종양 등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엄지 발가락이 붓고 아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엄지 발가락 통증의 원인이 바로 통풍이라고 속단하게 되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됩니다.
통풍이 가장 많이 침범하는 곳이 엄지 발가락이긴 하지만 다른 관절들, 즉 앞쪽발, 발목, 뒷꿈치, 무릎, 손목, 손가락, 팔꿈치 등도 종종 아파옵니다. 그 외에 콩팥, 심장, 눈 흰자위 등에도 요산 결정이 쌓일 수 있고 심지어는 척추뼈에도 통풍이 생겨 디스크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통풍은 거의 모든 관절염들의 증상을 흉내낼 수 있으므로 진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민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전체 남성 중 2.3-17.6%에서 요산 수치가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조사 결과 성인 남성의 약 20%에서 요산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보다 통풍이 훨씬 많은 서구에서도 통풍을 앓는 사람은 약 1%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몸의 어딘가가 아플 때 단지 요산 수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통풍이라고 단정한다면 얼마나 오진이 많겠습니까? 통풍은 반드시 현미경으로 관절액을 관찰해서 날카로운 바늘조각처럼 생긴 요산 결정이 검출되어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피속의 요산이 모여서 결정을 만들고 그 요산 결정이 통풍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19세기 말에 실험으로 증명되었습니다. 하지만 통풍 발작이 있을 때 측정한 혈중 요산 수치가 항상 높은 것은 아닙니다. 급성 통풍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약 40%는 요산 수치가 정상으로 나옵니다. 그러므로 통풍으로 확진을 받은 사람이 검사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것도 아니고, 또한 통풍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요산 수치가 괜찮다고 해서 통풍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통풍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의 대부분이 평생 한번도 통풍을 겪지 않고 살아갑니다. 높은 요산 수치와 일년 동안의 통풍 발병율과의 관계를 연구한 유명한 논문에 따르면 요산 수치가 7 (mg/dL) 미만일 때는 0.1%, 7 이상-9 미만일 때는 일년에 0.5%, 그리고 9 이상일 때는 약 5%의 사람에서 통풍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요산 수치가 약 7-8 정도인 사람들 중 14년 동안 약 12%에서만 통풍이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에 드는 비용이나 불편함 등을 생각하면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 통풍이 발생하거나 콩팥에 요산 결석이 생겼을 때는 꼭 치료해서 관절이나 장기가 망가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통풍은 기본적으로 핵산(특히 퓨린)의 분해 산물인 요산이 몸에 누적되었을 때 생기는 병입니다. 그런데 이 핵산은 주로 맛있는 음식 재료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핵산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음식은 도저히 먹기 힘들 정도로 맛이 없습니다. 또한 철저하게 퓨린이 없는 아주 맛없는 식사를 해도 요산 수치를 1 (mg/dL) 이상 줄이기 힘들고 그런 고행을 평생 계속하기는 더욱 힘듭니다. 그러나 현대적인 치료 약제로 부작용 없이 요산 수치를 4-5 정도 떨어뜨리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선택은 분명하겠지요. 오늘날 통풍 환자들은 몸에 요산이 축적되지 않도록 해주는 치료 방법들 덕택으로 먹고 싶은 것을 고통스럽게 참아야 하는 수행자의 길을 걸을 필요가 없습니다.
통풍은 인체 대사의 노폐물인 요산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병입니다. 요산 결정은 관절에 쌓이기도 하지만 콩팥이나 다른 장기에도 축적됩니다. 콩팥의 경우 결석이 생기거나 가벼운 기능부전으로부터 점차 중한 신부전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통풍은 혼자 다니지 않고 다른 성인병들과 같이 나타나는 수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당뇨의 전단계인 인술린 저항성이나 고지혈증 및 비만이 각각 약 50%의 통풍 환자에서 발견되고, 3분의 1에서 고혈압이 있으며 심장병의 위험 또한 증가합니다. 따라서 통풍은 캐기 시작하면 줄줄이 알뿌리가 따라 나오는 고구마 줄기처럼 수많은 성인병들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전신 질환입니다.
통풍은 주로 40대 이후의 남성에 많은 병입니다. 20대 이전에는 극히 드물고 여성 환자는 전체의 5% 미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이 통풍이 적은 이유는 남성보다 체구가 작기 때문에 전체 요산 저장량이 작고, 신장에서 분비되는 요산의 재흡수도 적어 요산의 배설이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성도 50대가 넘어서 폐경이 되면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의 비율이 변하게 되고 급격히 통풍의 빈도가 증가합니다. 특히 폐경 후 손가락 마디가 붓고 쑤시는 경우에는 한번쯤 통풍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변화된 식습관 및 줄어든 운동량으로 인한 비만, 스트레스와 음주, 요산 수치를 증가시키는 약물 등으로 해서 젊은 사람들이나 여성들도 통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통풍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징적인 경과를 밟습니다. 처음에는 불시에 한두 개의 관절을 침범하여 며칠 죽도록 고생시키고 물러갔다가 몇 개월 또는 몇 년이 흐른 후 다시 같은 양상으로 탐색전을 하러 옵니다. 점차 찾아오는 빈도가 늘다가 한 10여년이 흐르면 아예 특정 관절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만성적인 고질병으로 굳어져 많이 아프지는 않지만 치료해도 낫는둥 마는둥 부은 곳이 가라앉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슬금슬금 자리를 잡게 되면 관절에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납니다. 겉으로만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속으로 뼈를 파들어가 류마티스 관절염처럼 관절의 파괴가 일어나고 관절기능이 손상되어 불구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통풍은 관절을 파괴하는 고질병 단계에 이르기 전에 서둘러 치료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통풍은 가장 치료가 잘되는 관절염입니다. 미국의 류마티스 전문의들끼리 주고받는 농담 중에“만일 당신이 수많은 관절염 중 한가지 관절염을 꼭 가져야만 한다면 어떤 병을 고르겠는가?”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답은 두말할 것 없이 통풍입니다. 전문의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만큼 쉽고 후유증 없이 깨끗하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전문의 수준에서의 이야기입니다.